울산시 울주군 삼동면에 가마를 둔 '지랑요'를 운영하는 신봉균 사기장은 지난 4월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첫 개인작품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는 10월 3일부터 9일까지 부산시민회관 한슬갤러리 1층 전시실에서 '진사요변요'와 '분청요변호', '귀얄목단문호', '철사매화문호', '이도다완'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개막행사는 10월 3일 오후 4시에 시작한다.
신봉균 사기장은 지난 84년 도예계에 입문해 올해 만 33년째를 맞고 있으며 울산미술대전 입상, 울산도예가회 회원전, 밀양도예가회 교류 초대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부산공모전 특입선 다수의 성적을 거두며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초대작가도 역임했다.
앞서 첫 전시회를 가진 서울 예술의 전당 개인전에는 전당대여를 위해 신청하고 90일간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수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신봉균 사기장에게 대관결정이 선정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부산작품전에도 신봉균 사기장만의 철학인 '느림의 미학'으로 빚은 작품들을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 보는 역사의 의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봉균 사기장은 "큰 강(大河)은 변함없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랜 세월동안 그 속에서는 온갖 변화와 역사를 간직하며 흐르고 있다"며 "우리 전통 도자기도 흐르지 않는 듯 보이지만 오랜 세월동안 여러 사기장들의 온갖 노력과 열정으로 이뤄놓은 결과로 인해 지금은 보고 만지고 생각할 수 있는 많은 작품들이 우리 곁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신 사기장은 "이번 저의 지·수·화·풍으로 빚은 분청사기전도 큰 강이 흐르는 것처럼 급한 마음없이 30여년을 작도(作陶)했고 앞으로 해가야 하는 마음가짐에 바탕을 두었다고 자부한다"며 "지금의 산업사회는 생성과 소멸이 너무나 빠르게 이뤄져 우리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기도 전에 사라져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빠른 변화 속에서도 느림의 미(美)를 우리의 일상 속으로 다시 끄집어 올 수 있는 방법이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작업하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30여 년 기다림의 결과물인 작품을 가지고 새로운 연(緣)을 맺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부산에서 도예전을 열게 된 만큼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