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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한익. 부산 관광의 역사를 말하면서 그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는 순환보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비굴하지 않았고 타협하기를 거부하며 당당함으로 살았다.

 

부산광역시 관광진흥과장으로 근무할 때 부산의 관광산업은 다른 도시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다. 부산 관광의 재도약은 국내 관광객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수도권 관광객 유치 정책을 밀어붙였다. '꿩 잡는 게 매'라는 그의 철학으로 시작된 관광정책은 내 나라 여행, 해랑열차 등 부산 명품 여행을 탄생시켰다.

 

광복로의 쇠락을 지켜만 볼 것인가? LG전구쇼와 레이저쇼가 펼쳐지는 라스베가스의 프리몬 거리를 광복로에 만들면 아시아 최고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절규에 가까운 제안을 적극 추진하다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원도심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서울 인사동거리와 같은 차 없는 거리 또는, 루미나리에 빛축제 개최를 함께 공감하며 광복로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 대박을 터뜨렸다. 선거판의 제물로 내동댕이쳐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표류하기 시작할 때쯤인가 충격적 고백을 했다.

 

부산항대교가 건설되더라도 세계 최대의 크루즈 유람선 북항 입항은 어렵고 크루즈 부두 건설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무슨 소린교.”, “해수면으로부터 부산항대교 상판까지의 높이가 60m면 안되지예. 70m가 되야 대형 유람선이 들어올 수 있는데.”,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 다리도 통항높이가 65m로 대형 크루즈선들은 굴뚝을 접고 입항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낀데 설계를 그리했는갑지예?”

 

북항 마스터 플랜은 100년 앞을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초대형 크루즈선 부두건설이 처음부터 계획에 없었다는 건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예산 부족이라는 멍에를 지고 동북아 최대 유람선 입항의 꿈은 사라졌다. 컨테이너 중심의 단순한 하역, 환적기지 역할을 벗어나 급성장하는 크루즈 산업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부산관광협회 이태섭 회장과 함께 부산항만공사를 방문했다. 크루즈선 입항에 따른 관광객 편의 문제와 부산연안여객터미널을 박물관이 아닌 세계길거리음식을 판매하는 복합문화시설로 바꾸고 유람선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였다.

 

부산항만공사 정현돈 실장은 솔직했다. 북항 재개발은 동북아 크루즈 허브항이 아닌 여객과 화물 공용부두로 설계되었다. 크루즈 부두는 설계변경으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크루즈 관광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형 뉴딜 10대 프로젝트의 하나인 북항 재개발 사업 2단계 사업 추진 때 국내연안여객터미널과 원도심을 한 축으로 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8조 8000여억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뉴딜 10대 프로젝트와 함께 롯데그룹이 1천억을 투자하겠다는 북항 재개발 사업은 부산관광진흥을 위한 신(神)의 한 수요, 부산을 해양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오페라 공연이 가능한 국립아트센터,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같은 카지노가 핵심인 복합리조트, 샌프란시스코의 AT&T PARK 야구장과 같은 해변 야구장 등은 부산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으며 부산 관광 활성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14년 8월 취항한 낙동강 생태 탐방선은 33인승으로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단체관광객을 받을 수 없어 관광 상품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금이 기름 값도 충당하지 못하는 적자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 유람선은 승선인원이 200명 이상일 때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마산의 국동 크루즈, 삼천포의 한려수도 크루즈, 여수의 이사부 크루즈처럼 800명이 동시에 승선할 수 있는 대형 유람선을 부산항도 띄워야 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영도다리를 지나 자갈치, 남항대교, 송도해변, 그리고 암남공원까지 운항하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유람선은 우리가 꿈꾸는 부산의 모습이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 앞의 육교 철거와 함께 롯데호텔과 자갈치로 이어지는 해안산책로 사업추진은 부산이 아직 꿰지 않은 보배라 할 수 있다.

 

부산의 새로운 브랜드로 원도심의 꽃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부산연안여객터미널에서 유람선도 타고 도개기능을 되찾은 영도다리와 자갈치, 용두산 그리고 국제시장을 하나로 묶는 체류형 관광 상품을 마케팅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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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5-06-09 14: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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