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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극단, 세월호 사건을 극으로 - 영국작가 데이빗 헤어의 ‘The Permanent Way’를 현실감각에 맞게 재구성하여 무대에 올려
  • 기사등록 2014-10-13 16: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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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제신문/조재환기자]


평범하지 않은 어쩌면 모험적인 극이 부산시립극단을 통해 부산관객을 찾는다. 6개월 전에 발생한 ‘세월호’ 사태와 다르지 않다. 노후된 선박의 운항을 허가하고, 부당하게 적재량을 속여 과적하고 평형수를 줄이고, 궂은 날씨 속에서 억지로 출항하고, 또 선장의 부재로 인해 아르바이트 선장과 경험없는 항해사를 책임자로 승선시키고,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구조하지 못하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한 행동들을 하고, 죽은 사람들을 욕보이던 이 수많은 일들이 하나의 사고 속에 녹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엉뚱한 곳에 책임을 전가하며 탓하고, 국민의 이목을 그곳으로 돌려놓는 사람들???.

부산시립극단은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총8회에 걸쳐 영국작가 데이빗 헤어의 ‘The Permanent Way’를 현실감각에 맞게 재구성하여 무대에 올린다. 2012년 고전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를 연출하여 전석매진의 신화를 쓴 바 있는 김지용 연출은 철도민영화로 인해 나타난 폐해를 소재로 한 영국 작품 ‘The Permanent Way’를 이번 작품으로 선정했다. 

실제 영국에서 발생했던 열차사고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민영화로 인한  민간기업의 예산절감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를 배경으로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유가족, 사고를 겪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한창 철도와 의료 민영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이 시대에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연출자의 의도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연극이라 다소 생소한 느낌은 있겠지만 보는 내내 배우와 관객의 마음이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되리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이 작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사망자의 가족과 생존자, 언론과 정부 책임자 등 모두가 자기들의 이야기만을 늘어놓을 뿐인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과연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가를 직시할 수 있는 ‘매의 눈’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맞이하게 된 이 사고가 애당초 민영화를 추진한 정부의 실책인지, 비용절감을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철도를 운영한 회사의 과실인지, 위기의식을 가지고 정치인들을 다그치지 못한 국민의 무지의 소산인지, 사고 이후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경찰과 책임당국의 무능함인지 이 속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공연은 10월16일부터 23일까지 평일은 저녁7시30분, 토요일은 오후3시?7시30분, 일요일은 오후3시에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리며, 월요일 공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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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10-13 16: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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