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신문/조재환기자]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경남 양산)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현재 의경 잔존 악습 발생 건수와 같은 기본적인 통계도 취합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윤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서 경찰청은 “주요 의무위반행위(자살ㆍ자해ㆍ복무이탈ㆍ대민사고ㆍ구타가혹행위) 이외 기타 경미한 악습은 별도 통계 관리하지 않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잔존 악습은 구타ㆍ가혹행위 같은 직접적인 괴롭힘과는 달리 부대 내 강압적인 생활문화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컨대 상급대원이 하급대원에게 억지로 담배를 피우게 하거나, 버스 안에서 후임들은 눈동자를 고정해 앞만 보게 하는 등 주로 일상적인 영역에서 발생한다.
잔존 악습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악습 적발 및 조치 사항에 관한 공문 내역을 집계해본 결과, 잔존 악습의 경우 구타ㆍ가혹행위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타ㆍ가혹행위의 경우 2012년 118건에서 2013년 50건으로 57% 감소한 반면, 잔존 악습은 같은 기간 277건에서 244건으로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악습 실태를 상세히 파악하기 위해 악습 발생 현황을 상황별로 구분해봤다. 출동ㆍ근무 시에 적발된 악습이 2013년 기준 38건으로 제일 많았고 휴게 시 36건, 기타 35건, 신임대원 적응기간 27건 순이었다.
잔존 악습을 뿌리 뽑으려면 악습 현황을 유형별로 구분하는 등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취합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 의원은 “잔존 악습이 부대 분위기를 경직시키고, 이 분위기가 선후임 간의 가혹한 위계질서를 구조화한다면 구타ㆍ가혹행위 역시 다시 증가할 수 있다”며 “악습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취합해 구체적인 개선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