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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에 바쁘실텐데 이렇게 찾아주시니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재작년 말, 갑자기 식욕이 떨어져 부산보훈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박정오 광복회 부산시지부장님의 병문안을 갔을 때 하시던 말씀이다. 그리고 며칠 후 갑작스런 지사님의 사망 소식은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박정오 지사님은 1944년 5월 부산진보통학교 졸업생 차명곤, 신정호 등과 함께 「순국당」이라는 항일 비밀결사조직을 결성하고 민족독립, 주권회복을 위하여 투쟁한다는 강령을 내걸고 고이소 총독 암살 등의 구체적인 행동 목표도 세워 실행에 옮기다 안타깝게도 전원 체포되어 수감되었다.

그리고 작년 초 부산은 또 한 분의 독립운동가를 잃었다. 일명 노다이 사건이라고 불리는 부산항일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이도윤 지사님이시다. 부산을 대표할 만한 항일투쟁으로 손 뽑히는 부산항일학생운동은 1940년 11월 경남학도 전력증강 국방경기대회(군사훈련을 겸한 체육대회)에서 일본학교를 우승시키기 위한 심판장 일본육군대좌 노다이의 민족차별적 심판 판정에 울분으로 하나되어 대항한 동래중학(동래고등학교)과 부산제2상(개성고등학교) 학생들의 항일운동이었다. 그래서 이제 부산에 생존해 계시는 애국지사님은 모두 일곱 분이다.

이제 곧 69주년 광복절이다. 광복절을 얼마 앞둔 요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광복절의 의미를 묻는 질문이 많이 올라와 있다. ‘광복절이 뭔가요? 학교숙제인데 급해요. 오늘까지 제출해야 해요.’ 등등의 글을 보며 몇 분 남지 않은 생존 독립운동가들마저도 모두 이 땅을 떠나신 후에 우리의 후손이 광복절의 큰 의미를 모르고 단지 휴일로만 기억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든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의 말씀처럼 역사는 기억되어야 한다. 광복은 남의 나라가 만들어 준 것도, 저절로 찾아온 것도 아니다. 한명 한명의 아직 알려지지 않은 독립유공자를 찾아내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자 도리이고, 국민 모두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일신을 초개같이 버렸던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그 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영원히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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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8-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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