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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서대신1동 아미산 자락 비탈길에 위태롭게 서있는 무허가 집 한 채. 60~70년대나 보던 아스팔트루핑으로 얼기설기 이은 지붕에, 집 외벽은 주워다 붙인 헌 문짝들이 엉성하게 붙어있다. 여름에는 장맛비가 새어들고, 겨울에는 칼바람이 안방까지 몰아치는, 한 눈에 가난으로 덕지덕지 도배한 듯 한 집이다. 안을 들여다보면 더 기가 막힌다.

집주인 A씨(73)와 그의 아내(68)는 이미 근로능력을 상실했고, 함께 살던 미혼의 막내아들(40)은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데 재작년 10월 병원에 입원한 뒤 여태 대책 없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한 달 수입이라고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50여만 원이 전부. 집수리 같은 것은 꿈도 못 꾼다.

이런 A씨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부산 서구 사랑의 띠잇기봉사단후원회(이사장 김허남·이하‘사랑의 띠잇기’)가 2천만 원을 들여 A씨의 집을 지어주기로 한 것. 뿐만 아니다. 얼마 전까지 폐지를 주워 생활비를 보태던 A씨의 사정을 감안해 집 아래쪽 빈터에 자그마한 창고와 반찬값이나마 아낄 수 있도록 텃밭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오는 7월 17일 지원식을 갖는다.

사랑의 집 만들기 사업은 A씨 외에도 관내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취약계층 20가구에 대해서도 방범시설과 공부방을 교체 또는 수리해주기로 했다. 이 사업은‘사랑의 띠잇기’가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 것으로 올해는 총 1천800만 원을 들여 방범창(문), 도어락, 싱크대, 공부방, 보일러, 도배, 장판 등도 교체 또는 수리해 준다.

지원 대상 가구는 안전이나 환경이 취약한 계층으로 각종 범죄에 노출돼 있는데, 실제로 재작년에는 산복도로 비탈길 옆 낡은 주택에 살던 취약계층의 한 10대 소녀가 밤에 허술한 창문을 타고 들어온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 당할 뻔 한 일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된 사랑의 집 만들기 사업에서 발 벗고 나선 결과다.

‘사랑의띠잇기’김허남 이사장은 “이 사업은 어려운 여건의 우리 이웃들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내일의 희망을 안고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함께 하고자 하는 이웃이 늘 옆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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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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