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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에서의 만성 반복성 복통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4-16세 사이의 소아에서 일상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한 복통이 3개월 동안 3회 이상 있을 때로 이야기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외래 환자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조사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학생의 13%, 고등학생의 17%가 매주 복통이 있으며, 1년 동안 전체 학생의 8%가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만성 반복성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해부학적 장애, 전염성 질환, 비감염성 염증 질환과 생화학적 장애 등 다양한데, 가장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이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 기능성 복통으로 전체 환자의 70-75% 정도를 차지한다. 10-15% 정도에서 기질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으며 흔한 기질적 원인으로는 위장관염, 변비, 염증성 장질환, 췌장염, 소화성 궤양, 장중첩증 등의 소화기 관련 질환들도 있지만 폐렴이나 신우신염, 편두통 등의 질환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기능성 복통의 경우 부모나 주변으로부터 꾀병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으나 실재하는 통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운동 장애와 장신경 과민성이 가장 중요한 기전으로 보이는데, 장 신경 과민성이란 정상 아이에서는 통증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감각을 만성 기능성 장질환을 가진 아이들에서는 예민하게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체중감소나 성장부진, 명치나 배꼽으로부터 먼 위치의 통증, 발열, 지속적인 구토, 자다가 복통으로 인해서 깰 때, 어깨나 등까지 영향을 미치는 복통, 대변에 피가 나올 때, 4세보다 어린 아이가 반복해서 복통을 호소할 때, 가족 중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있을 때 등을 “만성 반복성 복통의 빨간 깃발 소견” 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기질적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소견들이 나타날 때는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검사 및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복통의 진단에 따라 그에 맞는 치료가 행해져야 하는데 검사 등에서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된 경우에는 각 질환에 따른 치료를 시행하며, 기능성 복통의 경우에는 그 치료의 목적이 통증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성이라는 것을 진단함으로써 환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있다.

즉 기능성 복통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아와 보호자 모두에게 환아의 복통이 심각한 병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고 안심시키는데 있다. 많은 보호자들이 기질적인 원인이 없으면 꾀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능성 복통이란 통증은 진짜 있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며 장의 근육이나 신경이 체질적으로 남보다 예민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10명중 1-2명 정도에서 일어나는 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치료에 있어 첫 번째는 환경을 조절하는 것인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적,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식이조절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카페인이나 맵고 기름진 음식 등을 제한하도록 할 수 있고 탄산음료나 과당, 솔비톨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거나 섬유질 섭취를 증가시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세 번째로 약물 치료를 해볼 수 있는데 H2 차단제나 프로톤 펌프 억제제, 위장관 조절제 등을 사용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제들을 복용하였을 때 많은 경우 위약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특정 약물의 투여가 효과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는 없어 사용하는 경우에도 장기간의 지속적인 약물 치료는 권유하진 않는다. 복통 이외의 증상들이 같이 나타나는 환아들이 많은데, 변비가 동반된 경우에는 하제 등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설사가 동반된 경우에는 지사제 등의 치료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생균제(probiotics) 등이 치료 보조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기능성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의 예후는 대체로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대략 35-50%가 성인이 되었을 때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하며 약 25%는 성인이 되어서도 복통이 있으나 이 중 70%는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만성 반복성 복통이 있는 아이를 가진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의 증상을 꾀병이나 하기 싫은 일을 회피하기 위해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시거나 기능성 복통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비슷한 검사를 반복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만일 기질적인 원인과의 감별이 필요한 경우라도 최소한의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능성 복통으로 진단된다면 특별한 치료보다는 아이가 안심하고 일상적인 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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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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