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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342년 2월에 고구려의 고국원왕은 환도성을 수리하고 그 외곽에 있는 국내성을 보수한 다음 일시적인 천도를 단행한다. 평양성은 동천왕 시대 위(魏)나라 관구검의 침입으로 환도성이 불타자 임시방편으로 옮겨 온 곳이라 그다지 견고하지 못했다. 이런 사실을 안 연나라 모용황은 고구려 침입을 계획한다. 이를 눈치 챈 고구려의 고국원왕은 평양성 동쪽에 동황성을 축성하여 왕의 거처를 옮길 계획을 세운다. 이런 고구려의 환도성 천도는 모용황에게 고구려 침략에 자신감을 심어준 꼴이 되었다. 마치 고구려가 연나라의 군대를 무서워 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연나라는 고국원왕이 환도성으로 천도한지 8개월만인 서기 342년 10월 용성으로 천도 했고, 고구려는 천도 직후라 조정이 어수선한 상태에서 환도성 백성들도 갑작스런 천도에 당황했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모용황은 고구려가 천도한 지 1개월 만인 342년 11월에 고구려 침략을 개시한다. 모용황의 병력은 총 5만5천이었는데 4만은 모용황이 직접 인술하고 나머지 1만5천은 장군 장우가 이끌었다.

그들의 예상 진로는 북쪽과 남쪽이었는데 북쪽길은 평탄하고 남쪽길은 험준했다. 일반적인 전략으로는 많은 주력부대 평탄한 북쪽을 택하고 수가 적은 조력부대는 험준한 북쪽을 택하지만 모용황은 이런 상식적인 전략을 뒤바꾸어 주력부대 4만을 이끌고 남쪽의 험로로 향했고, 장군 왕우는 북쪽의 평판한 길로 가도록 하였다. 모용황은 장군 왕우의 1만5천 병력으로는 고구려의 4만 병력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왕우의 조력부대가 고구려군과 지연작전으로 시간을 최대한 끌며 싸우고 있는 동안 모용황의 4만 주력부대는 남쪽의 험로를 이용하여 신속히 고구려의 평양성을 함락시킨다는 전략이었다.

이런 모용황의 전략을 읽지 못한 고구려의 고국원왕은 아우 고무에게 주력부대 5만병력을 내주고 평탄한 복쪽길을 지키게 하였고, 고국원왕은 조력부대 1만의 병력으로 험준한 남쪽길에서 진을 쳤다. 이 전투에서 연나라의 1만5천 병력은 고구려의 4만 병력과 싸워서 패했지만 최대한 지연작전을 구사해 시간을 끌면서 버티어 냈다. 이 전쟁에서 연나라는 1만5천의 병력을 잃었지만 고구려는 연나라의 4만 병력에게 평양성을 빼앗기고 태후와 왕후 등 왕족은 물론 대신들도 모두 붙잡혀 결국 고구려는 연나라에게 항복하고 굴욕적인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이처럼 전쟁에서 전략은 승패를 가늠하는 키포인터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한국선수가 16강전에 실패한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의 부재라고 보여진다. 또한 전략만큼 중요한 것은 전술이다. 전쟁에서 전술은 많은 경험에서 이루어진다. 즉 유능한 장군은 수 많은 전쟁을 통해서 다듬어진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젊은 선수는 국제경기에 나가 본 경험이 없다는 것도 패인의 하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축구경기를 통해 한국선수들에게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전략. 전술 등을 면밀히 분석 검토하여 다음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경기에서는 좋은 성적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운동경기에서 패하면 마치 감독이 잘못한 것처럼 감독에게 책임을 묻는 모양새를 갖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구나 운동경기에서 이기면 영웅처럼 떠받들고 패하면 마치 죄인처럼 취급하는 인식은 없어야 한다. 인간의 삶이 다 그렇듯이 운기(運氣)의 강약과 길흉(吉凶)의 대소, 그리고 운의 흐름에 따라 길(吉)과 흉(凶)이 결정된다. 따라서 운(運)이 나쁠 때는 더욱 열정을 쏟아 노력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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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7-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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