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급변하는 세계질서의 변화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는 초국가적 통합모델인 ‘유라시아 연합’을 제창하고, 극동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큰 밑그림 하에 우리 부산의 미래상을 그리는 일은 먼 미래의 꿈인가? 꿈은 꿈을 꾸는 자에게만 있고 내일은 내일을 믿는 자에게만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2013년 9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부산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유럽을 잇는 유라시아철도에 대한 열망을 밝혔으며, 이어 동년 10월 ‘유라시아 시대의 국제협력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유라시아 동북부를 철도와 도로로 연결하는 복합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유럽까지 연결하자는 이른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상’을 언급한 바 있다.

부산을 출발해 북한과 러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관통하는 물류네트워크를 제안한 뒤 새롭게 열리고 있는 북극항로와 연계해 유라시아 동쪽 끝과 해양을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는 윈-윈 유라시아 에너지 협력추진의 방안으로 유라시아 역내의 전력망, 가스관, 송유관을 비롯한 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하고 중국의 셰일가스, 동시베리아의 석유가스 등을 공동개발하자는 구상이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3기 푸틴 러시아 정부의 극동개발계획의 내용과 이 지역의 경제상황과 투자 현황, 동북아지역의 최근 움직임 등을 종합해 보면 “중국은 서부 개발, 러시아는 극동 개발”이라는 말이 과연 실감이 난다.

최근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 2018년부터 3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결정하였고, 블라디보스톡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출하는 프로젝트에 중국의 500대 중국 기업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 “시노펙(Sinopec)”이 참여하는 것을 허용하였다.

최근 상황을 보면 러시아 극동 지역에 대한 중국기업의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극동지역은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인접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뿐만 아니라 중소규모의 투자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블라디보스톡을 비롯해 인근 우수리스크, 나호트카, 파르티잔스크 지역에도 중국인 유입이 최근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우리나라도 전략적으로 이 지역에 대한 투자를 대폭 증대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극동 러시아 지역이 세계 각국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막대한 자원 때문이다. 지금까지 유럽에 주로 수출했던 러시아 서부의 석유를 파이프라인으로 극동지역으로 끌어왔다. 이미 파이프라인 공사가 거의 끝났으며, 유가를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려는 유럽에 대항하여, 세계적 신흥공업국으로 부상한 동아시아와 태평양 연안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 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이 극동지역을 세계적 에너지 중심 지역으로 떠오르게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에너지는 곧 돈이고 돈은 곧 사람을 불러 보아 대도시를 형성하게 하고, 은행, 투자회사, 보험사 등이 줄줄이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향후 브라디보스톡을 그런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자는 러시아의 구상이 바로 많은 에너지 자원이 묻혀 있는 극동지역 개발인 셈이다. 러시아가 이미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으로 올라섰고 천연가스 매장량도 1위이다. 그리고 그 가공수출 기지를 극동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 지역 환경 하에서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고, 일본도 러시아와 쿠릴 열도 문제 등만 해결하면 사할린과 훗카이도를 파이프로 연결하여 끌어갈 수가 있는데, 오직 한국만이 휴전선에 갇혀 섬 아닌 섬으로 고립되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의 살길은 남북 협력에 의해서 북한-중국-중앙아시아-러시아-유럽을 관통하는 부산-유럽이 철도로 연결되는 물류네트워크가 구축된다면 이 모든 에너지 자원이 기차와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는 물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러시아 극동 지역 생산에 생산시설을 투자 하더라도 기차와 도로가 연결되고 뱃길 하늘길이 열려야 우리 기업이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며, 그 첫 번째 관건이 바로 남북협력을 통한 북한의 협조일 것이다.

이러한 물류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우리나라 부품공장에서 생산된 고가의 부품들이 철도로 연방 동북 3성, 북한, 러시아 극동 산업단지에 공급되면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신바람 나겠는가? 그 기차가 극동 지역의 각종 희귀금속을 싣고 내려와 포항제철, 현대제철 등 여러 제련소에 마구 쏟아 내리는 신명난 광경을 꿈꾸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 것일까? 이 모두를 다 배로, 비행기로 운반하는 것보다는 철도로 운송하는 것이 훨씬 저렴할 것이며 경쟁력이 있음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요즈음 화두가 되고 있는 “통일 대박“의 꿈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바람직한 유라시아 시대의 개막을 앞당길 수 있는 한-중-러-일의 동북아지역 협력과 더불어 북한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도록 민-관-산-학 차원의 통상 개발협력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의 논의가 필요한 때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4-04-04 00:00:00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부산은행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동양야금공업
원음방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