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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을 저버린 경제는 스스로 비합리를 확대 생산하면서 경제운행을 왜곡되게 유도해 감에 따라 무엇보다 합리성을 되찾기 위해 주도(周到)한 노력을 기울려야 할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

불안한국제정세 속에서 수출업계는 말썽 많은 기업 부실화의 경제풍토 역시 그 출발부터가 채산성, 시장성 기타의 경제적 합리성이 소홀히 된 위에 그것을 되살리려는 노력은 이미 일실(逸失)한 합리성의 회복보다 외부적 지원에 구하게 됨으로써 합리주의는 더욱 손상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며 그것은 나아가서 금융과 재정의 합리적 운영까지도 가로막는 근본이 되는 원인으로 확대되어졌던 것이다.

수출은 수출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그리고 기업은 기업 본영의 원리에 따라 운영되는 풍토를 조성하는 작업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더욱이 심상찮은 불경기 현상과 과다경쟁, 자금난에다가 국제 경제조류의 격변은 어차피 기업 스스로의 합리주의에 입각한 체질개선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리고 정책은 그런 합리화의 추구를 북돋기 위한 방향으로 세제, 금리, 환율 기타 비합리적으로 묶어두고 있거나 조작되고 있는 제반 정책수단을 앞장서서 과감하게 재조정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성의 회복(恢復)

경제현상은 냉혹하다고 한다. 그것은 인간의 의사와는 독립하여 움직이는 것 같아 보인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 냉업한 경제현상도 그 원인은 인간이 심은것이다. 단지 그 원인이 철저한 법칙성에 따라 그 스스로의 결과를 맺어갈 뿐이다. 콩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자연의 법칙이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콩을 심고 팥 나길 기다렸다면 그것은 틀린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가 잘 되고 못 되고는 하나하나 그 원인을 심어가는 사람에 달렸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칫 경제 현상은 냉엄함과 무인격성에 눌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경제 현상을 휘여 잡고 목적의식적으로 인도해 갈 주체적 의식과 능동성을 잃고 기껏해야 부분적인 잔손질로 경제의 큰 흐름에 질질 끌려가는 꼴로 된다.

사실이지 그 동안의 고도성장 과정은 인간성 상실의 과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고도성장이 그 자체의 논리에 따라 수입의 격증과 그것에 따른 국제수지 불균형을 비롯하여 산업간, 지역 간의 발전 및 소득의 불균형 등 상호 경제의 부조리가 조장되어 왔고, 경제적 합리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근원적인 시점에 손을 뻗지 못한 것도 다분히 그 주체로서의 인간성에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현 체재 하에서 경제 발전의 동인(動因)이자 직접 그 사회적 책임을 떠맡고 있다고 할 기업가가 기업의 부실화를 되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요컨대 기업발전의 주체로서의 인간적 자각의 부족으로 돌린다고 해서 결코 역설이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제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이 대중의 소외감을 북돋고 있다는 것은 발전을 향한 국민 에너지의 총화적 동원을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모든면에서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적 이권의 신장, 그리고 그 바탕으로서의 발전의 과실을 균점(均霑)하는 인간생활의 보장이 추진되어야 한다.

그런 참여와 호응을 뒷받침으로 해야만이 국민의 소비 생활을 견실하게 바꾸어 수입격증, 국제수지 악화의 근원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또 그것으로 기업가들로 하여금 해외의존, 정부의존 등의 의타적 기업풍토를 개선하게 만들어야 할 것이며 정책은 그런 풍토개선을 위해 국민적 합의와 공감의 논리를 최대한으로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경제의 자주성이란 요컨대 국민이 주체적으로 국민 경제의 방향을 규정해 나갈 수 있게끔 마련하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해 나갈 인간 주체의 목적의식이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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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4-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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