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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웅 컬렉션 전국순회 ‘기도의 미술’전 개최 - 전국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_ 부산시립미술관 2층 대전시실, 소전시실 C.D
  • 기사등록 2013-09-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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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도립미술관 네트워크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하정웅 컬렉션 특선전 ‘기도의 미술’이 지난 8월 31일~오는 11월 17일 까지 부산시립미술관(관장 조일상) 전시 주관으로 지난 10일 오후 4시 부산시립미술관 2층 로비에서 동강 하정웅, 조각가 권달술 선생 등 부산, 광주의 화단 원로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 역사상 처음으로 현대미술관 공동 테마릴레이 전시라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국토 대장정에 올랐다. 지난 4월 말 서울시립미술관(관장 김홍희)을 시작으로, 광주시립미술관(관장 황영성), 부산시립미술관(관장 조일상),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 제주도립미술관(관장 김현숙),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종협), 대구미술관(관장 김선희) 등 에서 지역자치단체 미술관들의 네트워크 구축 및 다양한 콘텐츠 교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연합 기획으로 기증문화의 진정한 가치 제고와 더불어 오는 2015년 2월까지 그 지평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하정웅 선생은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조국과 어려운 자들에 대한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일본 태생의 재일동포 2세다. 부모님의 고향이 전남 영암이라는 사실 외에는 출생과 성장에 있어 대한민국과 직접적인 관계가 전혀없다.

하지만 선친의 고향 예향의 예기를 물려 받아서일까(?) 천부적인 예술적 기질로 화가를 꿈꾸어 온 하정웅 선생은 젊은 청년 시절 극도의 영양실조로 실명의 위기까지 겪을 만큼 힘든 상황이었지만 예술에 대한 그 끝없는 열정만큼은 가슴 가득 품고 살았다.

한편 가난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민족의 끈기와 집념이 대물림 된 DNA는 치열한 생활전선에서 마침내 괄목할만한 성공을 이뤄 재일작가의 작품에서 출발, 꿈으로 이어진 미술품 컬렉트의 길에 나섰다.

그 간 수집한 미술품 전량은 인류문화예술유산 보존 및 미술관 콘텐츠 확보의 밑거름으로 광주시립미술관(2302점)을 비롯해 부산시립(447점), 대전시립이응노미술관(233점), 포항시립(1680점), 전북도립미술관(249점), 국립고궁미술관(708점), 조선대미술관(345점), 숙명여자대학(971점), 전남영암河군립미술관(2713점), 국립고궁박물관(708점), 영암도갑사 등에 총 10,000점 가까운 작품과 희귀자료를 아무조건 없이 기증했다.

 
이밖에도 일본 아키타현, 일본교토시립미술관, 일본 야마나시현, 아사카와타쿠미 자료관에 까지 이어져 기증활동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정웅선생의 그간의 행보에 힘 입어 지난 2012년 가을 하정웅 컬렉션만으로 꾸민 ‘동족상잔 이라는 조국의 참상을 절묘한 예술형태로 승화시켜, 평화를 기원하는 작가의 심정을 담아 넣은 작품이다’라고 쓴 2200년 전 마을의 고대 설화에서 예고 된 평화의 성전, 비둘기 숲 구림(鳩林), ‘영암군립河미술관’을 개관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개인의 기증 컬렉션으로 공공미술관을 건립한 첫 사례다.

그리고 하정웅의 고향 아키타의 타자와코 인근의 절에는 일제강점기 때 강제노동으로 희생된 ‘조선인 무연불 위령비’가 서 있다. 이 위령비는 무궁화로 둘러싸여 있다. 아울러 ‘고향을 타자와코라 부르세요. 무궁화를 보면서, 과거 불행한 역사의 물결에 매몰되어 비극적인 운명을 겪었던 우리 동포 무주고혼들이여 망향의 생각이 끝없고 통한의 생각이 쓰라리다 하더라도 이 땅에 안주해 편안히 잠드소서. 무궁화여! 피안의 저편 무주고혼을 영원히 지켜 주소서’라는 하정웅선생의 글이 새겨져 있다.

이번 전시는 동강(東江) 하정웅 선생을 통해 우리나라 기증문화의 롤모델을 표방하며 기도, 증언, 행복이라는 세가지 소주제를 통해 하정웅 컬렉션의 중요한 성격, 즉 ‘기도의 미술’, ‘역사적 증언으로서의 미술’ 그리고 ‘행복을 주는 미술’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구성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무렵, 조선인에 대한 징용이 법제화되고 창씨개명령이 시행되던 중.일 전쟁 때 후시(현. 히가시 오사카시)에서 재일 2세의 필연적 운명을 안고 태어나 민족적 한(限)과 부조리한 전쟁에 대한 공포로 수 없는 절망감을 체득했던 한 개인의 역사가 올올이 묻혀있다.

그 절망의 끝자락 너머 희구하게 된 평화와 행복에 대한 인생관 및 철학은 오늘에 이르러 찬란한 꽃을 피우며 그 간의 인고의 열정들이 파노라마로 전시장 찬란한 조명아래 아름다운 예술 미학(美學)의 절정을 구가하며 일반에 공개, 따뜻하고 안온하게 펼쳐지고 있다.

선생은 오보나이중학교 졸업 당시 ‘계획’, ‘결심’, ‘실행’이라 적었던 추억 노트를 비롯해 부모의 뿌리인 조국, 한국에서 이어진 샘을 바탕으로 작은 시내에서 시내로 그리고 큰 시내를 이루며 흘러가는 강의 흐름과 같이 물 흐르듯 인생을 사는 ‘큰 강물과 같이’라고 기록했다.

이로써 아키타 공업고등학교 졸업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디며 선언했던 청춘의 결의는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한국인 2세라는 숙명을 출발점으로 좁은 강의 흐름을 이미지화 해 인생의 도착점을 ‘동해(東海)’라는 대양(大洋)에 이르는 우주의 섭리에 따라 자연에 순응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 오늘에 이르렀다.

이러한 인생관은 수구초심(首丘初心)에 근간을 둔 사명감을 바탕으로 아로 새겨진 아호 동강(東江)에서 형상화 되 듯 한국과 일본 두 개의 조국(고향)을 사랑하고, 신뢰하는 형제애의 가교적 ‘기도의 의미’가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림에 대한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혹독한 가난과 피지배자의 어두운 설움이 아물지 않은 상처로 선연히 남아 있는 ‘재일한국인의 자화상’ 하정웅 선생의 파란만장한 긴 여정은 기억의 원점 전남 영암에서 출발해 오사카를 거쳐 동북 산악지역 아키타(秋田)로 이어져 마지막 한오라기 실날같은 희망으로 ‘만경봉호’에 오르는 뼈아픈 삶의 굴곡진 역사가 함께하고 있다.
 
기로에 선 운명의 화살은 조총련 조직 활동을 통해 사업의 대성공과 컬렉트의 길로 이어진 장렬한 인생 대하(大河)로 일본사회에서 언제나 마이너리티로 살아야하는 자신의 처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죄 없이 혜택 받지 못한 고통과 억압의 구석진 곳을 찾아 기부, 기증, 자선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하정웅선생은 일찍이 청년시절 극도의 영양실조 실명의 위기까지 경험했던 장본인으로 ‘맹인복지사업’에 특별한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 메세나 실천자 휴머니스트로 우리사회에 정착되어야 할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세계에는 눈에 보이지도 지도에 나타나지도 않는 무형의 나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아픔의 표상 ‘제3의 한국’ 수 많은 디아스포라가 중국, 미국, 일본, 옛 소련, 유럽 등에 흩어져 각기 여러 가지의 상황이나 문제들로 인해 고향과 조국을 등진 채 살아가고 있다.

하정웅 컬렉션은 이러한 다국적 민족들의 인권이나 망향에 대한 생각들, 보편적인 염원 ‘기도’와 ‘평화’를 하나의 상징으로서 자신이 경험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삶의 양식,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인 배경과 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핏줄의 정체성 즉 한국 혼을 일깨우는 예술(Art)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하정웅 컬렉션이 재일 한국인에서 중국과 러시아에 흩어져 있는 민족 최대 디아스포라인 북한의 미술작품으로 그 관심이 이동한 것은 필연으로 이우환 작품과 월북한 조양규의 작품은 물론 무용가 최승희의 사진이 같은 카테고리로 묶일 수 있는 것은 ‘양식사로서의 미술사’가 아닌 ‘디아스포라의 역사_기억의 유산’ 때문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국내 작가 중 유강열, 최영림, 황유엽, 박성환, 김창열, 황용엽, 박창돈 등도 실향의 아픔을 안고 살았던 월남 화가들이다. 세계적인 거장 샤갈과 피카소도 디아스포라 화가로 정치적 사회 현상에 끈을 놓지 않고 그림을 통해 세계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거장들이다.
 
하정웅 컬렉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재일한국인미술관’이라 불리워지는 한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의 거장 반열에 오른 이우환, 곽인식, 곽덕준, 이타미준, 문승근, 손아유, 최광자 등 현대미술 작가들을 위시해 전화황, 조양규, 송영옥, 김창덕 등 제1세대 작가들 및 오일, 이용훈, 채준, 김등미, 이철주, 이국자, 강경자,, 김석출, 김영숙 등 ‘재일한국인의 작품’들과 우리에게 너무나 생소한 민족사의 이름으로 채워야 할 조총련 계열의 작가들로 그 여백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로써 하정웅 컬렉션은 고향을 잃고 떠도는 한민족 예술혼의 귀향지, 해외 한민족 예술성지, 한국 디아스포라의 미술 집결지, 망향의 미술관 ‘기억으로 다시 쓰는 살아 있는 역사’의 보고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아울러 하정웅의 삶과 컬렉션은 평화와 인류애 정신에 입각, 위령, 진혼, 위안, 치유, 용서, 화해, 평화의 메신저로 원폭 피해 보상 등 재일교포의 인권 문제를 사회적 발언으로까지 끌어 올린 송영옥의 작품, 민초들의 가열찬 민주화 투쟁을 그린 홍성담, 박불똥, 진정호 등 5.18을 증언하고 있는 민중미술 작품, 인간 내면의 풍경을 형상화 한 미국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대표 화가 벤 샨, 조선인 강제징용, 종군위안부 등 동아시아의 역사적 아픔을 형상화한 일본화가 도미야마 다에코의 작품과 일본 패망 직전 일본 하나오카 광산에서 강제징용 되었던 수백여 명이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일본인에 의해 살해 되었던 ‘하나오카 사건’을 시와 판화로 제작한 57점의 판화집 컬렉션에서 던져지는 무언의 메세지는 일본에서 불행한 역사에 매몰돼 비극적 운명을 맞은 억울한 희생자들과 조선인 무주고혼들을 위령하는 여러 프로젝트 실현과 더불어 파놉티콘 처럼 우뚝 선 인간 영혼의 카타르시스적 ‘위령탑’ 같은 존재로 마티스가 말한 ‘그림이란 지치고 병든 사람을 치유하는 안락의자와 같은 것’이라는 인간정신을 따뜻하게 감싸는 종교적 감성으로 해석된다.

 

‘글은 곧 그 사람이다’라는 격언 처럼 ‘예술도 곧 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정웅 컬렉션은 평화나 사랑, 상호 이해가 실현되는 하정웅이 창조한 새로운 예술의 표현으로 한국과 일본 ‘두개 의 조국’과 ‘고향’, 모교와 은사, 학우들과의 우정이 스며들어 청춘의 빛으로 반짝이는 행복과 감사의 인생 묘미를 공유, 고난을 극복한 뒤 마침내 얻은 ‘고향’의 소중한 가치를 재인식, ‘고향’에 대한 사랑과 연민을 잇고 있다.

인생의 유일한 가르침 ’유리의 빛. 행복의 방법‘에서는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인격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과거의 모든 행동이나 사고의 결과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다. 최고의 창조물은 자기 자신이다. 지금 현재를 깨닫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 현재의 그 모든 것들에 감사하며 온 마음을 담아 임하는 것’..... 장래의 자신 또한 자신의 의지대로 만들어 갈 수 있다.’라고 했다.

‘피어 있는 꽃은 아름답지만 시든 꽃은 더욱 아름답다’라는 젊은 시절 읽었던 ‘제아미(世阿弥)의 카덴쇼’는 그 당시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고희(古稀)를 지나서야 비로소 인생의 환희와 극한을 통찰, 진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시든 꽃의 그 깊은 아름다움에 청춘이 있다는 말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며 나이 듦에 대한 의미를 고백, 최고로 아름다운 노년에 대한 설렘을 멈추지 않았다.

이밖에도 하정웅 선생은 ‘다수의 어리석은 자들과 가까이 하지 말고 다수의 현자와 가까이 하라. 존경에 적합한 것들을 존경하는 것, 이것이 최대의 행복이다’라고 설법했던 석가세존을 말을 지주로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오늘을 살아 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운수(雲水)와도 같은 인생 여정 길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가운데 보시. 지계. 정진. 인욕. 선정. 지혜의 육바라밀(六波羅密) 수행자로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아가는 삶이 가장 존귀하고 아름다운 가치이며 ‘그 마음이 바로 예술(Art)’이라고 말하는 그의 아름다운 기부 정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피폐한 현대인들의 정신세계에 문화 예술이 흐르는 생활 속 풍요로운 정서적 감동을 자아내며 인간 순화 및 고품격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칭찬 받기에 충분했다.

 
‘모든 일은 새로운 일’ 이라는 현재 진행형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 ‘에라보라시옹’_ 어떤 일도 결과로 끝나버리는 것은 없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그때그때의 ‘새로운 마무리의 축적이다’라며 자신이 그 어디에 있든 지금부터 어디로 나아가는 것이 좋을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전망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함을 강조하며 ‘지금 심은 묘목, 크게 키우자. 심었던 묘목, 결국엔 큰 나무가 된다. 이름을 떨칠 거목으로’ .........라고 말하는 하정웅 선생의 꿈으로 이어진 아름다운 마무리는 각자의 인생길에서 한번쯤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기폭제로 와 닿는다.

핏줄의 땅 한국에 들어온 지 20여년을 맞아 그간의 역사를 총결산 그 가치를 재조명하는 가운데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본격 진입의 돛을 올려 순항하고 있는 재일동포 하정웅 컬렉션 전국 순회 ‘기도의 미술전’을 계기로 숭고한 미술컬렉션 씨앗들이 싹을 틔워 한국미술계에 반향을 일으키며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박물관. 미술관을 거점으로 광범위한 문화예술발전의 교두보를 구축, 문화를 통한 애국애족 기증활동의 이상적인 롤모델로 한국 미술사적 위상을 올바르게 정립, 역사 이래 예술이 일상에 스미는 향기로운 감동의 꽃으로 아름드리 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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