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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낮에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모릅니다.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장성한 자식들을 보면 속에 천불이 납니다.”

한 달 전쯤 일자리 문제 토론을 위해 기장군 지역을 방문했을 때 만난 중년 여성은 이렇게 하소연을 했다. 그러면서 제발 지역 중소기업이라도 취업을 하도록 지원해 달라고 하던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 2012년 1월엔 아들이 취업을 거부하자 아버지가 억한 심정으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자신의 노후는 대비하지도 못한 채 온갖 뒷바라지를 해온 부모의 심정을 자식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사회에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처럼 청년 실업자가 엄청 많다. 괜찮은 일자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고 하지만 그런 기회는 드물다. 한편 부산 기장, 강서 지역 공단의 기업들은 일손을 못 구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일자리의 일부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우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일손 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 5월 중 청년층 취업자가 지난 30년 새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대학진학률 80%에 이르는 고학력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으면서 취업을 포기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그런 입장이라면 그들은 직장이나 직업에 평생 발을 못 붙이고, 부모의 지원이 사라지면 바로 사회복지 제도에 의존하는 부담스런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지난 ‘60년대를 전후하여 그저 밥 만 먹여줘도 남의 일을 하러 나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땐 집에서 아들이 가출을 해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려운 살림에 식구 한 명 줄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거짓말 같은 사실이다.

녹이 스는 것은 쇠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녹스는 게 두려울 뿐, 닳아 없어지는 건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저 무위도식하며 시간을 보내는 청년들! 집안에서 녹스는 인생살이를 중단하고 일터로 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부모의 속을 태우면서 인생이 녹슬도록 내버려 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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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7-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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