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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대학입시”의 오랜 터널을 지나올 때,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말이다. 그 때의 입시는 지금과는 다르게 국사가 필수과목이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국사를 포기할 수 없었고, 한때 국사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나는 어떻게 하면 역사를 좀 더 재미있게,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 그래서 학교라는 굴레를 벗어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웬만한 역사적 사건의 연도, 배경, 인물을 생생하게 내 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역사교육의 현실은 정말 다르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지나가던 학생을 상대로 역사지식을 물어봤을 때 학생들은 (서대문 형무소가 뭐하던 곳인지 아세요?) “정확히는 모르겠어요.”,(3·1운동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요?) “북한군이 쳐들어 와서..”, “저는 그냥 역사가 싫어서 역사 공부를 안 해요. 외우는 게 싫어요” 라고 답했다.

지난해 서울시 중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표를 보면 역사가 포함된 사회 과목은 국, 영, 수 세 과목에 비해 보통 이상의 성적을 받은 학생은 더 적고, 기초미달의 성적을 받은 학생은 3배나 더 많다. 수능에서도 한국사는 선택과목이어서, 아예 한국사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도 많다. 3.1절을 삼“점”일 이라고 읽는 ‘요즘’ 아이들에게 좀 더 쉽게, 좀 더 역사를 스며들게 할 수 없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국민들에게 국가를 위하여 희생하거나 공헌한 사람들의 숭고한 정신, 독립·호국·민주화에 대한 역사의식, 안보의식 국가정체성 등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여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국가에 대한 나라사랑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 즉 나라사랑교육을 우리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 살 이전에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것만이 최대의 관심사인 우리 아이들, 아니 그 아이의 부모들이 그보다 더 중요한 나라사랑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폐에 나오는 세종대왕이 아니라 우리역사 속에 위대한 왕으로서의 세종대왕, 대국인 중국에 조금도 굴하지 않고 기상을 드높였던 고구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통일신라, 일제 치하의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대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였던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김구 선생 그들의 자랑스러운 후손이 바로 우리 아이들임을 그 아이들의 가슴에 심어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라사랑교육의 시작은 나라사랑 교육의 기본계획 수립, 전문 인력 양성, 학교 나라사랑 교육지원, 재외국민에 대한 나라사랑교육 지원 등을 담은 ‘나라사랑 교육지원법’의 제정에서 출발되어야 할 것임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이 끝나가는 오늘, 나는 우리의 아이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수많은 국가유공자들의 나라사랑을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 속에서 배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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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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