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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맞아 애절한 어버이사랑 담긴 장학금 ‘화제’ - “먼저 간 아들의 꿈, 대학 후배들이 피워줬으면”
  • 기사등록 2013-05-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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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2대 독자를 잃은 부모가 아들을 잊지 못해 아들이 졸업한 대학에 10년째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북구 덕천동에 사는 지중수 씨(71) 부부. 이 부부는 5월 7일 오전 부경대학교를 찾아 김영섭 총장에게 장학금 250만원을 전달했다.

이 장학금에는 지 씨 부부에게 하늘이 무너질 만큼 애절한 사연이 숨어있다. 지난 1999년 부경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뒤 직장생활을 하던 아들 지영두 씨(당시 26세)가 그 해 8월 불의의 사고로 그만 세상을 떠났던 것.

2대 독자를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해 실의의 시간을 보내고 있던 지 씨 부부는 2003년 살고 있던 자신들의 아파트(당시 시가 8천5백만 원)를 부경대에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이를 실천했다. 아들에게 못다 준 사랑을 아들의 후배들에게 나누어주기로 한 것.

이에 대해 지 씨는 “아들이 졸업한 부경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면 먼저 간 아들도 좋아할 것 같아 아파트를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지 씨 부부의 뜻에 따라 아파트를 매각한 돈으로 ‘지영두 장학금’을 설치하고, 지 씨 아들이 공부한 기계공학부 후배 중 우수학생을 선정해 매년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지금까지 9명의 학생이 6천2백여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이날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한 지 씨 부부는 장학생으로 선발된 구배성 학생(기계공학과 3학년)으로부터 붉은 카네이션을 받고 모처럼 활짝 웃었다.

지 씨는 “이렇게 아들 후배한테서 카네이션을 받고 보니 마치 아들을 보는 것 같아 위안이 된다.”면서, “먼저 간 아들도 줄곧 장학생이었는데…”고 눈시울을 붉혔다.

아울러 구성배 학생에게 “젊은 시절 소중한 시간을 아껴서 부디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 씨는 또 “후배들을 훌륭하게 키워준 대학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경대는 해마다 어버이날 지 씨 부부를 초청해 카네이션을 전달하는 등 아들을 가슴에 묻은 노부부의 슬픔을 위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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